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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국민이 공공서비스를 평가하지 않을까요? - 만족도 조사로는 경험을 개선할 수 없습니다.

왜 국민이 공공서비스를 평가하지 않을까요?

– 만족도 조사만으로는 경험을 개선할 수 없습니다.


공공서비스는 국민이 일상 속에서 가장 자주 접하는 정부의 얼굴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공공서비스의 평가는 ‘공급자 중심’에 머물러 있으며,

국민은 자신의 경험을 정부에 알릴 기회도, 영향력도 갖지 못하고 있다.


고객만족도 조사는 정기적으로 시행되고 있지만,

정작 국민이 체감한 문제와 경험은 수치로 환산되지 못한 채 정책 개선 과정에서 배제되고 있다.


공공서비스를 국민이 직접 평가하지 않는 한,

국가는 진짜 문제를 보지 못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개선을 반복하게 된다.


현황과 문제점


공공서비스 평가 방식의 한계:

대부분의 기관은 만족도 조사를 정형화된 설문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응답률 확보’와 ‘점수 유지’에만 집중됨.

→ 실사용자 관점의 평가가 아닌 내부 성과 관리 지표로 전락.


경험 중심 데이터의 부재:

공공서비스의 전 과정을 겪은 국민의 ‘여정’, ‘정서적 반응’, ‘불편의 이유’는 수집되지 않음.

→ 개선이 아닌 반복되는 민원 대응만 지속.


조사 결과의 정책 반영 부족:

고객만족도 결과가 있어도 실질적인 정책 반영이나 피드백 순환 구조는 부재.

→ 국민의 목소리는 ‘조사된 채로’ 사장됨.


따라서 사용자 경험 평가가 필요하다.

이 주장에 대해 다음의 반론이 있을 수 있다.

1. 기존 만족도 조사에도 경험 항목이 포함돼 있다

2. 경험 기반 평가는 주관적이고 정량화가 어렵다

3. 기존 데이터만으로도 개선이 가능하다

4. 새로운 평가체계는 행정 부담만 늘린다


위 지적에 대해 사용자 경험 평가가 의미를 갖는 이유는 다음과 같이 들 수 있다.


1. 만족도 조사에 이미 경험 항목이 일부 포함돼 있다?

만족도 조사를 통해 “경험 일부”는 측정되지만, ‘경험의 흐름’과 ‘맥락’은 파악되지 않는다.

점수는 있되, 왜 불편했는지, 언제 막혔는지, 어떤 감정이 들었는지는 알 수 없다. 즉, 단편적 조각은 있지만 전체 여정(여정 기반 UX)은 없는 것이다.

* “포함돼 있다”는 주장은 양적 착시에 불과.


2. 경험 평가는 주관적이고 정량화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경험 평가는 정량+정성 혼합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정성적 데이터도 패턴 분석, 키워드 빈도, 감정 AI 분석 등을 통해 충분히 구조화 가능.

해외 정부(BIT, USDS)는 이미 이를 정책 개선의 핵심 지표로 활용 중. → 주관적이라는 이유로 정책에서 배제하는 건 시대착오적이다.


3. 기존 데이터(VOC, 민원)로도 개선이 가능하다?

VOC나 민원은 문제 발생 후 반응이며, UX 평가는 문제 발생 전부터 전체 경험을 살핀다는 점에서 다르다.

VOC는 “소리친 사람”만 잡히고, “말하지 않은 다수의 불편”은 놓친다.

UX 평가는 말하지 않아도 드러나는 체감 정보를 사전에 수집함. → 사후 반응 데이터와 사전 설계 데이터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4. 새로운 평가체계는 행정 부담만 늘릴 것이다?

경험 평가는 ‘또 하나의 평가’가 아니라, 기존 평가를 제대로 작동하게 만드는 해석 장치다.

지금의 CSI 점수는 왜 그 점수가 나왔는지, 무엇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제시하지 못한다.

UX기반 평가는 수치 뒤의 맥락을 밝혀 실질 개선이 가능하게 만든다. → 행정 부담이 아니라, 불필요한 반복 개선을 줄여주는 효율화 장치다.



관련 통계 및 사실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 예산 약 70억 원(연간)

* 출처: 기획재정부 고객만족도조사 예산 항목, 2023


만족도 평균 점수 대부분 80점 이상

→ 실제 문제 발견 기능보다는 기관 홍보용 수단으로 기능 중

* 출처: 기재부 고객만족도조사 결과 종합보고서, 2023


국민의 불편 경험 조사 결과:

민원서비스 이용자 중 약 60%가 “개선되지 않을 것 같아서” 불만을 제기하지 않음

* 출처: 국민권익위원회, 2022 국민불편실태조사


해외 사례


영국 정부는 GOV.UK 사용자경험디자인 개선을 통해 연간 약 6억 파운드(약 1조 원) 예산을 절감함

* 출처 : Lou Downe, 2019, Good Services


호주 NSW주 정부:

‘Customer Journey Mapping’ 방식의 공공서비스 평가 도입.

민원 전 여정에 대한 정성적 피드백을 수집하고 시스템 설계에 반영.


미국 USDS(United States Digital Service):

사용자의 실제 서비스 이용 흐름을 분석하고, 연방정부 서비스의 UI/UX를 전면 개편함.

정량지표보다 사용자경험을 주요 지표로 활용.


정책 제안


사용자경험 기반 평가 도입:

고객만족도 조사에 더해 ‘접근성–상호작용–정서–영향’ 등 경험 기반 평가 항목 신설.


디지털 피드백 플랫폼 구축:

모바일, 웹 등에서 실시간 사용자 피드백을 수집할 수 있는 국가 단위의 공공 UX 플랫폼 운영.


공공서비스 UX 통합평가모델 마련:

서비스 유형별로 사용자경험지표를 표준화하고, 기관 평가 및 정책기획 지표로 연계.


수요자 참여형 서비스 개선 루프 설계:

‘평가–개선–공개’의 피드백 루프를 명확히 하여 국민이 정책개선의 당사자가 되도록 설계.


기대 효과


정책 신뢰도 향상: 국민이 직접 평가하고, 그 결과가 개선으로 연결되면 정부 신뢰가 실질적으로 제고됨.

서비스 체감 품질 개선: 정량 수치가 아닌 실제 이용자의 불편과 욕구를 반영함으로써 체감도 높은 정책이 설계됨.

데이터 기반 정책 설계 강화: 수집된 사용자경험 데이터는 향후 정책 개선 및 예산편성의 근거자료로 활용 가능.

서비스디자인 기반 행정 확산: ‘디자인하는 정부’로의 전환 가능. 조직 내 민첩한 개선과 협업 문화 정착에 기여.


국민은 공공서비스의 최종 사용자이자 평가자이다.

하지만 그들의 경험은 측정되지 않고, 반영되지 않는다.

기존 만족도 조사만으로는 사용자의 경험을 개선할 수 없다.

국민이 평가하는 공공서비스.

그것이 진정한 수요자 중심 행정 혁신의 시작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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