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6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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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공공부문은 일하는 조직이 되지 못하게 막는 구조일까요? (순환보직, 리더십 부재의 문제)

1. 현황 및 문제점


공직자 개개인은 유능하고, 변화에 대한 감각도 있다.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뛰어드는 젊은 공무원들도 많다. 하지만 공공조직은 그들이 일하는 것을 막거나 무력하게 만드는 구조를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 심지어, 일하지 않는 사람일수록 더 편하게, 더 오래 남는다.

이 구조를 낳는 주요 원인은 다음과 같다.

1) 순환보직제와 짧은 임기

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쌓기 전에 자리를 옮기도록 강제하는 순환보직 제도는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역량’을 길러낼 시간을 주지 않는다. 성과가 쌓이기도 전에 자리를 떠나고, 이어받은 사람은 다시 처음부터 학습해야 한다. 조직은 기억하지 못하고, 개인은 책임지지 않는다. 전문성 단절, 책임성 회피, 조직의 기억 상실증이 반복된다.

2) 기획부서 중심 인사 구조

부처 내 핵심 보직, 승진 트랙은 기획조정실이나 예산, 인사 라인 등 ‘보고서 중심’ 부서에 집중되어 있다. 현장보다 문서가 우선, 문제 해결보다 ‘보고서 관리력’이 중요시된다. 현장 부서에 오래 머무른 사람은 승진에서 밀리고, 문제를 해결한 사람이 아니라 ‘위에 잘 보인 사람’이 핵심 보직에 간다.

3) 실질적 리더십 부재

과장·국장급 리더는 권한은 적고 책임은 크며 임기는 짧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를 할 동기도, 인센티브도 없다. 민감한 결정을 미루는 방식이 ‘안전한 전략’으로 자리잡았다. “다음 사람에게 넘기자”는 결정이 반복되며, 조직 전체가 결정하지 않음으로써 유지되는 구조에 익숙해진다.

4) 내부 반성 시스템의 부재

수십 년째 유지되는 규정, 회의, 위원회, 문서 양식, 인사 관행에 대한 제도적 성찰은 전무하다. 관성에 기댄 ‘원화계(워낙 그렇게 해왔다)’가 시스템 자체를 움직인다. 정책의 수명은 짧지만, 행정의 관행은 길다. 문제를 인식한 사람조차 구조적 벽에 부딪혀 포기하게 된다.


2. 정책 제안


1) 전문성 기반 보직 정착 제도화

  • 순환보직제도를 전면 재검토하고, 정책 분야별 ‘고정·전문 보직’ 트랙을 신설
  • 동일 분야에서 장기근속한 공무원에게 인센티브와 승진 가점 제공

2) 문제 해결 중심의 평가 체계 도입

  • ‘보고서 품질’이나 ‘형식 요건’이 아니라, 실제 문제 해결 성과에 따라 평가
  • 정책 기획, 시행, 현장 실행 부서 간 평가 방식 차등화

3) 공직 리더십의 결정권 강화

  • 실국장급 이상 공무원에게 시범적 예외 인사·예산 권한 부여 (실행력 강화)
  • 정책 실험 추진 시 감사·감사원 불이익 면책 제도 도입

4) 관행 진단 전담조직 신설

  • “왜 이 업무는 계속 반복되고 있는가?”를 점검하는 내부 감사 조직 신설
  • 전 부처의 사문화된 회의, 위원회, 평가, 문서, 인사 프로세스를 정기적으로 폐기·갱신


3. 우수사례


  • 핀란드 공공개혁위원회 (Public Sector Renewal Committee)
  • 특정 부처의 관행을 넘어서, 국가 차원에서 조직문화를 진단하고 과감하게 제도 개선 권고
  • (예: 순환보직 폐지, 정책 분야별 정착형 직무 확대 등)
  • 뉴질랜드의 ‘Policy Project’
  • 문제 해결 역량을 공무원 핵심 역량으로 정의하고, 모든 중간관리자급에 실행 기반 학습을 의무화함. 탑다운 문화를 줄이고, 문제를 푸는 사람이 리더가 되게 하는 시스템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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