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스타트업과 한국의 혁신 기업이 인류의 문제를 푸는, 인류 전체에서 최상위권에 드는 기업이 되려면 대한민국 정부는 무얼 지원해 주어야 할까요?
한국의 스타트업과 한국의 혁신 기업이 인류의 문제를 푸는, 인류 전체에서 최상위권에 드는 기업이 되려면 대한민국 정부는 무얼 지원해 주어야 할까요?
류중희의 질문
1. 질문의 맥락
❍ 미국에서 몇 조 원씩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과 한국에서 몇 백억 원 투자를 받기도 힘들어 하는 스타트업 간 경쟁이 가능할까요?
① 대규모 자금 지원이 어려운 대한민국 자본시장과 금융 시스템
• 인류사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한국 창업자들은 이미 나오고 있고, 이들의 연구 개발에는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는데, 대한민국에는 천문학적인 돈을 지원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이 없습니다.
- 10여 년 전에는 주로 전자, 전산 등을 전공한 사람들이 소프트웨어를 만들거나 작은 하드웨어를 만드는 창업이 대부분이었다면, 지금은 로봇으로 대표되는 기계 공학은 물론이고 화학·생물학·의학 등 이른바 하드 사이언스 분야의 사람들까지 창업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으며, 그 중에는 세계적인 기술을 갖고 계신 분들 세계적으로 많이 인용되거나 상을 받은 논문을 낸 연구자분들도 많습니다.
- 이와 같은 분들이 하는 연구 개발에는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는데 대한민국의 자본시장은 너무 약합니다.
② AI 연구 경쟁으로 천재급 인재 확보 경쟁 심화
• 세계적인 연구자들을 얻기 위해 국가 간 경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 지난 해 노벨상 2개 부문은 난제를 풀어낸 AI가 수상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AI는 단순히 우리 일상의 문제를 푸는 차원을 넘어 인류가 새로운 지식의 지평을 뚫을 수 있는 조언자·조력자로서 이미 자리매김을 했습니다.
- 이와 같은 AI를 대규모 모델로써 훈련시키고 추론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으로 많은 GPU 등 컴퓨터 자원과 수많은 연구자들이 필요합니다.
- 이런 연구자들을 얻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경쟁이 일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천재급 인재를 구하기가 매우 어려워 연구자의 연봉이 수십억 원에 이를 정도로 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③ 설립한 지 1년도 안된 회사를 5조 원의 회사가치로 인정해 줄 수 있는 문화와 그에 걸 맞는 자본시장이 없는 대한민국
• 끝까지 성장하기 위해서 천문학적인 자금이 지원되어야만 성공할 수 있고 성취할 수 있는 영역이 열리고 있는데, 우리는 여기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도 경험도 없습니다.
- 최근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로봇과 AI의 교집합 영역’인 이른바 ‘피지컬 AI(Physical AI)’ 또는 ‘리얼 월드 AI(Real World AI)’라 불리는 영역이 있습니다.
- 이 영역에서는 “지금까지의 AI 연구 성과를 로봇이라는 몸에 집어넣어 로봇을 동작시키는 것이 AI의 끝판 왕이다.”라고 얘기하는데, 이걸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말 천문학적인 돈이 필요합니다.
- 그러나 우리의 벤처 생태계 또는 초기 창업뿐만 아니라 그 뒤에 회사가 IPO 등 투자를 받아야 하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휴머노이드 로봇은 자동차보다 많은 부품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런 것들을 어디서 양산하나요?”, “우리가 어디서 이런 로봇을 테스트 할 수 있을까요?” 등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질문’에 대한민국은 쉽게 답하기 어렵습니다.
- 아울러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근본적인 취약점 중 하나는 증권 시장이 약하다는 것이며,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가 너무 심해 몇 개 회사를 제외하고는 훌륭한 기술력을 가지고 매출과 영업이익을 내는 회사라 하더라도 시가총액이 낮은 수준에 있습니다.
- 반대로 미국의 경우에는 만들어진 지 1~2년밖에 안 된 스타트업들이 첫 번째 시드 라운드(Seed Round)에 1~3조 원 정도 되는 펀딩을 받고, 기업가치가 2~5조 원을 달성한 사례가 있습니다.
- 결국 미국에서 몇 조 원씩 투자를 받은 경쟁자와 한국에서 몇 백억 원 투자를 받기도 힘들어 하는 경쟁자 사이에 아무리 훌륭한 연구자들이 똑같이 있다고 해도 경쟁이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2. 해결방안
❍ 대한민국 정부는 ‘대한민국 스스로 강한 자본시장을 갖는 장기적인 방안’과 ‘당장 5~10년 천문학적인 자본을 조달할 수 있는 단기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➀ 장기적인 방안은 대한민국이 강한 자본시장을 스스로 가지는 것
• “우리나라가 중장기적으로 자본이라는 시장에 대해 어떤 관점과 철학을 가질 것인가?”를 명확하게 정하고 하나의 원칙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며, 이에 대해 여러 정부가 서로 이어달리기를 해야 합니다.
- 현재 우리나라는 과거 한국전쟁 직후 상황 보다는 훨씬 더 강력한 자본시장을 가지게 되었고, 75년이 걸려 이룩한 현재의 자본시장을 가능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미국과 겨룰 만한 자본시장으로 만들겠다고 상상해보면 아마도 또 다른 75년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 향후 우리는 싱가포르와 같이 자본시장을 굉장히 글로벌 지향적으로 오픈하고 이에 맞는 세제 혜택을 주며 극단적인 자유경제를 추구하는 시스템을 벤치마킹 하거나, 최근 글로벌 투자를 늘리고 있는 UAE 등 중동 국가의 국부펀드들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습니다.
- 따라서 ‘기존에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 보다는 ‘앞으로 가져야 할 가치’가 더 크다는 것을 믿고, 대한민국의 자본시장 자체를 글로벌 플레이 그라운드로 개방하는 방식의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합니다.
➁ 단기적인 방안은 우리나라 내부에서 자본을 조달하거나, 할 수 없다면 외부에서 적극적으로 자본을 조달하는 것
• 새로운 한국 정부는 미국의 벤처 캐피탈이 한국 시장과 한국발 스타트업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총력을 다 해야 합니다.
- AI와 로보틱스 패권은 길면 10년 짧으면 5년 내에 자리를 잡을 것이고, 세계 1~5위 기업들은 결정될 것입니다.
- 이른바 스타트업 문화, 벤처 문화를 만든 국가는 미국이며, 미국에서 수 조 원 단위의 투자를 하는 벤처 캐피탈은 한국 시장에는 관심이 전혀 없습니다.
- 아울러 미국의 벤처 캐피탈들은 미국 델라웨어 주에 설립된 회사, 이른바 델라웨어 시콥이라고 불리는 회사 형태가 아니면 투자를 거의 하지 않으므로, 결국 미국 법인으로 전환을 해야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 법인을 미국에 만들건 일본에 만들건 한국에 만들건 그 시작점이 한국이고, 한국에 R&D 센터가 있고, 한국의 데이터를 활용하고, 굉장히 많은 채용이 일어나고, 한국의 산업계에 좋은 임팩트를 준다면 그것에 대해 과감하게 한국의 정부 또는 한국의 시민사회가 지원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우리가 우리의 자본으로 우리의 연구자만으로 한국 내에서 연구개발을 하는 것으로 전 세계 1등을 할 수 있을까요?”라고 질문한다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답변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 그렇다면 “한국의 연구자가 훌륭해.”, “한국에 있는 공장 데이터가 굉장히 의미가 있어.”, “그런데 자본은 한국이 약하니 자본이 가장 강한 미국을 끌어들이고, 첨단 공정은 일본과 대만이 강하니 두 나라도 끌어들이자.”와 같은 방식으로 연합군을 만들어서 진짜 인류의 게임을 한다면 한국이 주도할 수도 있습니다.
- 종국적으로 승리하는 회사는 그 어떤 나라의 회사가 아니라 인류의 회사가 되는 것입니다.
• 천문학적인 자본이 필요한데 한국이 그 자본을 조달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해야만 이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 과거 산업사회처럼 “이 회사의 국적이 어디야? 이 회사가 어디에 등록되어 있어? 1차적으로 세금을 어디에 내?”와 같은 국적을 판별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합니다.
- 미국을 위주로 한 거대 자본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지 못하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회사는 한국에서는 절대로 나올 수 없습니다.
- “우리가 글로벌 스케일의 게임을 우리의 우방국들과 함께 인류 전체의 지혜를 모아서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가 다음 정부가 풀어야 하는 숙제가 될 것입니다.
• 공공성과 수월성의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아야 하는 한국의 모태펀드를 공공성에 중심을 두는 방향(모태펀드 1)과 수월성에 중심을 두는 방향(모태펀드 2)으로 나누어 운영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 ‘모태펀드 1’은 창업을 할 때 자금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회사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며, 최대한 많은 스타트업을 지원하되 성공한 회사가 실패한 회사를 커버하는 정도로 은행 금리만큼 수익을 유지함으로써 국민의 세금을 최소한으로 쓰면서도 창업을 최대한 장려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 ‘모태펀드 2’는 철저하게 이익 기반으로 국가대표 선수급의 슈퍼 엘리트 회사만 투자하며, 예를 들어 “미국에서 1조 투자를 받았다면 한국에서 1조 투자 받게 해줄게.”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극단적으로 1년에 10개 회사만 직접 투자하거나 심지어 투자를 잘하는 벤처 캐피탈과 함께 협력해서 투자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해 보자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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