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제조 거래혁신은 한국에서는 어려울까요?
3년 전까지 5년 정도 지자체 기업자문위원으로 활동하였습니다.
당시 문재인정부 시절 최저임금이 급하게 올라 중소기업 사장님들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였습니다.
한번 여쭈어 보았어요. 왜 힘드신지. 모두 아시는 이야기 일 수 있지만 우리나라 원청과 하청간의 구조적 문제가 컸습니다.
"내가 충분히 받으면 왜 못 주겠나. 대기업에서 내년 원가 무조건 30% 줄여라고 1차 공급사를 모아두고 일방적으로 통보해요. 그럼 1차사가 2~3차사 불러서 우리도 힘드니 당신들도 25% 줄여와. 못하겠으면 빠지세요. 할 수 있는 회사 부르면 되니라고 해요. 이런 구조에서 어떻게 이익을 남겨서 급여를 주겠어요. 단가는 줄고 월급은 오르고 2~3차 대표중에서 집담보로 대출 안낸 사람 없을 거예요." 라고 하시더군요.
이러한 구조적 불합리함을 지적하시는 분이 많았습니다.
1차 공급사는 규모도 크고 매출도 커서 대기업 규모라고 봐야 하고, 2~3차로 내려가면 이러한 대기업과 규모와 매출 간 엄청난 차이가 많이 납니다.
한국의 제조사 구조를 보면 제가 작은 범위를 본 것이지만 1차사 중에서는 많은 부분 몇천억, 조단위의 매출규모이지만 2~3차로 내려가면 몇 백억도 많지 않은 작은 규모 회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기업은 이러한 산업구조로 인해 수익을 엄청나게 내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빠듯한 사업을 운영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이러한 거래관계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호 협의를 통해 결정하는 것이니 규제하거나 관리 감독한다는 것은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상생하며 제조사 강국으로 유지되고, 저가이며 기술력을 갖추어 가는 중국 등의 후발 제조사와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서도 대기업의 수익 중심 경영 구조는 한번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2~3차로 내려가면 연구개발 여력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그래서 더욱 제조 혁신을 감당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수익을 많이 내는 원청사가 벌어드린 수익을 협력사의 성장을 위해 활용되는 구조가 마련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공공에서 이러한 자리를 마련할 수 있으면 좋은데 한국의 공조직은 그런 관여를 꺼리는 부분도 많습니다.
독일 등 타국의 제조 원청사는 협력사와 함께 성장하는 개념으로 수익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며 협력사의 수익을 일정 보장하는 시스템으로 유지된다고 들었는데
한국은 원청사의 수익을 일단 정하고 그에 맞추어 협력사가 알아서 원가를 쥐어짜는 형태로 유지되는 형태라 이러한 산업 구조의 전환이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과거 반도체 팹리스 기업의 여러 임원분들을 인터뷰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삼성전자 등 대기업 출신 임원들이 많으셨어요. 본인이 대기업 임원할 때는 몰랐는데 이렇게 작은 기업 와서 대기업과 거래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예전에 못 보던 것이 보이더랍니다.
대기업의 무리한 요구, 나의 조건에 맞추라는 조건 등 그에 맞추어 일하는 게 너무 어렵고 힘든데 본인이 대기업 임원 했을 때는 이렇게 운영되는 걸 잘 몰랐다고 합니다. 와 보니 느끼는 점이라고 하네요. 후배들에게 말해 주기도 하는데 수익위주의 대기업 경영구조에서는 바뀌기 어렵다고 생각하시더군요.
기업 오너들의 인식도 바뀌어야 하고
전문경영인이라도 이러한 포괄적 기업가정신을 가질 수 있다면
당장의 숫자에만 매여서 경영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공급망 차원에서의 상생 방안을 고려하는 의사결정을 하는 구조로 성장할 수 있다면 제조강국의 지위는 유지 할 수 있을텐데
현장을 다녀보면 이러한 부분의 아쉬움이 많아 질문을 올려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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